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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9.14 이천십일년

'수박하우스'의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스노클링이 예약된 이유로 모처럼 일찍 일어났다.

역시 게으름뱅이 베짱이로 있다가도 스케쥴이 있으면 빠릿빠릿 움직이는게 인

지상정이 행님 아니겠나.

어제 약속한대로 아침 9시에 맞춰 블라복비치로 나선다.

물안경과 대롱세트를 양팔에 끼고 통통배를 타고 출발.

수박님이 추천한 포인트에서 스노클링을 시작한다.

같은 바다인데 이곳의 물은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깨끗하다.

마닐라의 지독스런 매연과 너무나 대조된다.

대략 3미터 정도의 수심인데 바닷속에는 열대어들이 때지어 거닌다.

생전 처음 해보는 스노클링이라 물속 더구나 이국의 바닷속 광경이 눈을 어지럽힌다.

수영 좀 합네 하고 구명조끼를 벗은 채 잠시 까불다가 바닷물에 연거푸 어푸어푸하고선

조용히 다시 구명조끼를 입는다.

나이가 들수록 모험을 피한다는 말이 공감되는 순간이다.


구론데 니 머리크나 물안경 자국봐라.

통통통통

물고기밥도 떨어졌겠다, 다음 목적지로 이동.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뻔한 크리스탈 커브는 인위적이긴 하지만 원주민의 터전을 보여준다.


이 광경을 보고 인당 200페소라는 말에 돌리려던 뱃머리를 다시 돌렸다.

절로 뷰티풀이란 말이 입밖으로 기어나온다.


으아.

재빨리 200페소를 내고 사뿐사뿐 섬 안으로 걸음을 옮긴다.

입구에는 여기서 사진을 찍는 겁니다. 라고 적히지만 않은 하여튼 그런 조형물들이 줄지어 있다.


어 제길 온지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원주민이고.

익살스런 침팬치 옆에서 제법 흉내를 내보겠다고 함부뢰 혀를 윗입술 아래로 밀어넣는 훈과 나.

그걸 꾸짖기라도 하는 듯 침팬치와 하나된 민.

고정관념이란게 참 무섭긴 하다.

사진을 찍고 조금더 걸어 들어가니 본격적인 원주민 촌락이 나온다.

이거 뭐 판타지 영화라도 찍어야 될 기세다.

아기자기, 싱그러움, 파스텔톤 등 온갖 간지러운 단어를 다 동원해도 모지랄 만큼 동화속 세계다.

사장님.jpg

조금더 걸어 들어가면 두개의 동굴이 나오는데, 각 동굴의 끝에는

파도가 치지않는 수영하기에 매우 적합한 스팟이 있다.

파도는 안치지만 수심은 제법 깊어 오리처럼 쉴 새없이 발을 놀려야 한다.

구론데 옆을 보니 여행 온 부부로 보이는 호주 중년 남녀가 별다른 노력없이 둥실둥실 떠있다.

응?

뭔가 잘못됐다 싶어 유심히 발을 바라본다.

헉.

별 미동이 없다. 이건 어떻게 된걸까.

궁금함을 참지 못해 진이 부부에게 말을 건다.

'어떻게 뜨는 거...?'

'hahahahaha.......because of my fat..'

'하하하하...하하하..'

넉살좋게 웃으면서 배를 어루만진다.

지방이 익사 방지에 도움이 된다 확실히ㅋ.


배를 운전해 온 할부지가 은근히 재촉하는 것 같아 아쉬움을 뒤로한 채 

크리스탈 커브를 떠난다.

하..다시 오겠나 생전에ㅠ


다시 통통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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